공포의 벌레 ‘진드기’ 관련 정보 15가지

By 서민준 편집

진드기는 사람이나 짐승의 피부에 기생하며 피를 빨아먹는 아주 작은 생물로, 미국에서는 모기 다음으로 병원(病源)으로 여긴다. 인간에게 구토, 고열, 신경학적 문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전파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가장 악명 높은 진드기 매개 전염병은 라임병(Lyme disease)이다. 진드기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아래 15가지 사항을 반드시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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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드기는 곤충이 아니다.

사실 진드기는 곤충이 아니라 거미류에 속한다. 즉, 진드기는 파리나 모기보다는 거미와 더 유사한데, 진드기를 확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듬이 없이 네 쌍의 다리를 가지고 있어 더욱더 거미와 비슷하다. 또한, 날거나 튀어 오를 수 없는 대신 ‘퀘스팅(questing)’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기생할 동물체가 지나갈 때까지 풀 등에 앉아 탐색하며 기다린다.

2) 모든 진드기가 병을 옮기는 것은 아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천 종의 진드기가 존재하지만, 다행히 그것 중 일부 종만이 문제를 일으킨다. 미국 북동 및 중서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검은다리진드기(black-legged tick)가 라임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병에 걸리면 관절염과 뇌염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위험한 진드기로는 로키산나무진드기(Rocky Mountain wood)가 있는데, 로키산 나무에서 주로 발견돼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이 진드기는 미국 개진드기(American dog tick), 갈색개참진드기(brown dog tick) 등과 더불어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이라 불리는 위험한 병을 옮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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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람을 문 진드기는 며칠 동안 사람 몸에 붙어있다.

진드기와 여타 해충의 차이점은 인간 몸에 머무는 시간에 있다.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Yale School of Public Health) 전염병 및 세균성 질병 책임 연구원 피터 크라우즈(Peter Krause) 박사는 “진드기는 인간 몸에 기껏 1~2분가량 머무는 모기와는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진드기는 흡혈하기 가장 알맞은 부위를 찾는 데만 두 시간을 소요하기도 한다. 덩치가 작은 것은 채 1mm도 안 돼 진드기가 몸 위를 기어 다녀도 알아차리기가 매우 힘들다. 최적의 흡혈 장소를 찾은 진드기는 숙주의 피부 표피에 머리를 파묻어 피를 빨아들일 수 있는 흡혈 관을 꽂는다. 이때 피가 굳지 않게 하고 피부 감각을 마비시키는 물질을 배출하기에 진드기가 피를 빨아도 숙주는 알아채지 못한다.

4) 진드기가 병을 즉각적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전염 비율은 질병에 따라서도 다르고 진드기에 따라서도 다르다. 학계에서는 진드기가 전염병을 바로 옮기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크라우즈 박사는 특정 진드기 종이 아나플라마증(anaplasmosis)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을 8시간 안에 옮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종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고 했다. 진드기가 몸에 붙어있어도 24시간 이내에 떼어내면 라임병에 걸릴 확률은 사실상 낮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라임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인간을 감염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시간에서 48시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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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진드기는 한 번에 여러 가지 병을 옮길 수 있다.

사실 인간의 피는 진드기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아니다. 진드기는 쥐, 새, 토끼, 사슴에 주로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드기가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옮겨갈 때 숙주를 감염시키고 병원균을 옮긴다. 크라우즈 박사는 “진드기가 세 가지 다른 질병을 동시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6) 온라인에서 찾는 민간요법 등은 대부분 효과가 없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 사람들이 주로 하는 행동은 인터넷 검색이다. 인터넷에서 찾는 여러 가지 요법들은 개인적인 민간요법에서부터 바셀린, 휘발유, 네일 폴리시, 70% 아이소프로필알코올 살균제 등을 발라 피부에 박힌 진드기를 죽이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진드기는 공기 없이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외부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에 이런 방법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7) 진드기를 제거할 때는 핀셋을 이용하라.

진드기는 다른 곤충처럼 떼어낼 수가 없다. 핀셋을 이용해 피부에 박힌 진드기 머리 부분을 최대한 가깝게 잡아서 떼어내야 한다. 진드기가 표피에 머리를 파묻고 있을 테니 말이다. 핀셋으로 진드기를 단단히 잡은 다음 위로 조심스럽게 잡아당겨 피부에서 빼낸다. 비누로 진드기가 문 부위를 깨끗이 씻거나 알코올로 소독을 해주면 좋다.

8) 진드기 매개 전염병은 며칠 동안 잠복기를 두고 증상이 나타난다.

진드기가 옮긴 병은 대부분 고열, 두통, 피로감, 근육통, 그리고 발진이 동반된다.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에 걸리면 처음엔 대부분 고열에 시달리다가 이틀 정도 후부터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라임병에 걸리면 진드기에 물린 날로부터 사흘 후부터 발진이 나타나 한 달까지 이어진다.

9) 라임병에 걸려도 발진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라임병의 대표 증상인 황소 눈처럼 생긴 발진(bulls-eye rash)이 라임병 환자의 20~30%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관절염, 근육통, 심지어 뇌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10) 진드기가 질병을 전염시키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면역학 학술잡지인 자가면역저널(Journal of Autoimmunity) 2014년 호에 따르면, 진드기에 물린 사람의 1~3% 정도에서만 라임병이 발병된다고 하니 호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진드기 리소스 센터(Tick Encounter Resource Center)에서 제공하는 진드기 식별 차트(Tick Identification Chart)를 통해 어떤 진드기가 전염병을 옮기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사슴진드기에 물린다면 병원에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라는 항생제를 처방해 줄 것이다.

11) 라임병 발병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1991년 이후로 라임병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라임병으로 최종 확인된 사례가 최고점을 찍은 2009년에는 환자 수가 3만여 명에 달했다. 그 이후로 환자 수는 조금씩 줄어들어 매년 평균 2만 5,000여 건이 보고되고 있다.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발병 사례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발표된 수치는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라임병은 미국 북동 및 중서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데, 발병 사례의 약 93%가 이 지역 주(코네티컷, 델라웨어,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미네소타, 뉴저지, 뉴욕, 펜실베니아, 로드아일랜드, 위스콘신)에서 나타났다. 크라우즈 박사는 이러한 지리적 유표성은 숲의 유무와 그 비중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는 “농업의 중심이 중서부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북동지역 숲이 다시 예전처럼 조성되면서 사슴도 북동지역에 서식하게 됐죠. 현재로서는 그들의 포식자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12) 개를 위한 라임병 백신은 있지만, 인간에게 맞는 백신은 없다.

개도 라임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간보다 관련 법규가 비교적 덜 엄격한, 개를 대상으로 한 백신은 이미 개발돼 그 효능이 입증됐다. 1998년에는 인간 전용 라임병 백신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해당 백신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그에 따른 소송이 진행돼 결국 백신 생산이 중지됐다.

13) 여름에 진드기에 물릴 확률이 가장 높다.

진드기는 척박한 외부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특별히 활발한 활동 시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의 북동지역은 여름에 라임병 발병이 가장 잦다. 자가면역저널 2014년 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드기 유충은 여름에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14) 진드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팁

진드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진드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주로 진드기는 목초지 주위에 있는 나뭇잎에 붙어있다. 진드기가 대개 사슴이 밀집한 곳에 있고, 사슴은 주로 드넓은 목초 지역에서 풀을 뜯기 때문이다. 진드기가 많은 곳에 있을 때는 반드시 몸에 곤충 퇴치제를 뿌리거나 페르메트린(permethrin)으로 불리는 곤충 기피제가 처리된 옷을 입도록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내놓은 권고 사항을 보면 DEET 농도가 최소한 20% 되는 살충제를 쓰는 것이 포함돼 있다. 커터(Cutter)에서 나오는 ‘백우즈 곤충 퇴치 스프레이(Backwoods Insect Repellent Pump)’나 엘엘빈(LL Bean)과 레이(Rei)에서 만드는, 곤충 기피제 처리된 옷도 도움이 된다.

15) 2시간에서 3시간마다 진드기가 붙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가 많은 야외에서는 특히 두발, 배꼽, 겨드랑이, 귀, 무릎 뒷부분, 사타구니를 유심히 확인해야 한다. 2~3시간에 한 번씩은 몸에 진드기가 붙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는 잘 보이지 않기에 전에 보지 못한 점 같은 것이 보인다면 주의를 기울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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