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는 보기 힘든 영국 정치인의 사임 이유’

By 이 충민

영국에서 한 고위 관료의 사임 이유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특별히 잘못된 정책을 입안한 것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고위 관료가 사임을 발표하기까지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가 내세운 사임 이유는 바로 국회 출석에 몇 분가량 지각했다는 것.

지난 2월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이클 베이츠(Michael Bates) 영국 국제개발부 부장관은 1월 31일 오후 3시 상원 질의에 참석하기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베이츠 부장관은 3분 정도 지각했다. 통상적으로는 사과 표시 정도로 끝나는 일이었지만 베이츠 부장관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그는 “아주 중요한 질의의 첫 부분에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결례를 범하게 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즉각 사임안을 총리에게 제출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베이츠 부장관은 이어 “지난 5년간 정부를 대표해 질의에 답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나는 항상 입법부의 합법적인 질의에 대응할 때는 최대한의 예의범절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사의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의원들의 만류에도 사임 후 급히 국회를 빠져나가는 베이츠 부장관(가디언 유튜브 영상 캡처)

베이츠 부장관이 사임을 발표하자 의회에 있던 의원들과 동료 공무원들은 일제히 ‘안돼(no)’를 외쳤고, 그가 재빨리 의회를 떠나자 몇몇은 다시 그를 불러들이려 시도했다.

총리실은 그의 사임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베이츠 부장관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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