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부러웠던 어떤 중국인의 한국여행 후기

유머왕 사이트에 한국을 여행한 중국인의 여행기가 올라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옌지 출신의 이 중국인은 한국에서 여러 새로운 점을 느꼈는데 대부분 중국 여행객들과 중국 유학생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표현한 중국인의 여행기 전문을 가져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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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을 여행했다. 비행기를 타고 중국과 한국을 왕복한 시간을 제외하면 한국 땅에서 대략 8일간 체류했고, 짧은 여행 탓에 한국에서 돌아본 곳은 경기도 일대다. 다음은 한국에서 느낀 몇 가지를 이 지면에 옮겨 본다.

하나, 한국에 입국해 첫 번째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담배 피울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아파트 복도에서도, 밖에서도 이렇게 어느 곳에서든 담배 피우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담배 꽁초를 발견하기 힘들었으며 금연 표식만 있고 흡연 가능하단 표식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나는 놀러 다니면서도 고개를 숙이고 길바닥에서 담배꽁초만 찾았다. 그것은 담배 꽁초를 발견하면 이 장소에서는 담배를 피워도 괜찮겠다 싶어 냉큼 담배를 꺼내 들고 피웠던 것이다. 이때 피우지 않으면 몇 시간 내내 담배를 피울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에서 몇 년 살다 보면 짜증이 나서라도 담배를 피울 것 같았다.

둘, 또 놀란 것은 자동차들이 정말 정신이 번쩍 나도록 질주하는 것이다. 교통상황이 좋아서인지 시내버스도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중국 버스라면 서너 시간을 갈 거리를 한국 버스는 한 시간 내 가는 듯싶다. 비록 모든 차량이 빠르게 달리지만 대부분 운전기사는 교통 규칙을 준수하고 매너도 좋다.

한국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묘한 느낌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갈 때 차량이 다가오면 중국에서처럼 습관적으로 주춤하고 차량이 통과하면 건너가려고 하는데, 오히려 운전자는 차를 멈추고 웃으면서 나를 향해 건너가라고 손짓한다. 짧은 한국 여행 동안 이 같은 상황을 세 번이나 겪었다. 그러고 보면 횡단보도든 뭐든 자기 갈 길만을 급하게 가려거나 앞에 사람이 보이면 뭔 심술보인지 모를 일이지만, 더 속도를 내면서 겁을 주는 중국 운전자들의 이기적인 심보에 비해 한국 운전자들의 매너나 ‘시민 의식’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 발달한 서비스업. 중국에서 소비하다 보면 돈을 쓰고도 찝찝함이 들거나 재수 없다는 느낌에 뒷맛이 개운치 않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서비스업은 그 차원이 완전히 달랐다. 소비할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국인들이 어찌나 친절하게 대하는지 음식점이든 가게든 소비만 하면 고맙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이런 일도 있었다. 한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는데 내릴 때 그만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다. 현금으로 치르고 영수증도 안 받은 탓에 찾을 길이 없어 그냥 끝이라 생각하고 말았는데, 한 시간 후 한국에 있는 친척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택시에 탄 다른 승객이 휴대폰을 발견하고 택시 기사에게 건넸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택시기사가 내 휴대폰에 있는 친척의 한국 전화번호로 전화해 결국 휴대폰이 돌아오게 되었다. 중국 같으면 내 번호로 전화해 얼리고 닥치고 하더라도 휴대폰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넷, 한국 여자들이 아담하고 예뻐서 놀랐다. 한국 가기 전에 한국인들의 신장이 크다고 들어서 여자들의 키도 대부분 나보다 크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한국에 가보니 내 스타일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약하고 피부가 뽀얗고 아담한 게 너무 깜찍하고 예뻤다. 말투도 어찌나 예쁘게 하는지, 한국 여자랑 결혼하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한국에 며칠 머물다 보니 한국인들의 피부가 좋은 이유를 대충 알겠다. 내 피부도 좋아지는 느낌…. 공기가 살짝 습한 감이 있어 피부가 촉촉해진다. 가을에 로션을 발라도 밖에만 나가면 바로 마르게 되는 건조한 연길 날씨와 너무 대조되었다. 인천공항에서 떠날 때 햇빛은 찬란했고 반소매만 입었는데 연길에 도착하니 사방은 어두컴컴했고 옷은 두툼하게 입어야만 했다.

■사족(蛇足)

비록 한국 사회 내부를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도 없었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전반적인 사회 흐름이나 제도가 중국에 비해 적어도 20년은 앞서 있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두루뭉술한 중국보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법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중국보다 한국을 선택해서 살고 싶었다. 물론 한국에 조금 더 머물다 보면(사실 한국인들과는 가볍게 인사말을 주고받은 것 이외 깊게 소통한 게 없다)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허점 또는 결점도 눈에 띌 수도 있을 법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특별한 단점을 그리 찾아볼 수 없었다.

허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