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들이 박항서에 ‘열광’한 진짜 이유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한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베트남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였는데요. 베트남 사람들이 자국의 젊은 선수들에게서 받은 감동 외에도 어떤 점들을 생각하게 됐는지, 현지인의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는 ‘베트남 DKN’의 화제 기사를 한국에도 소개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박항서에 ‘열광’한 진짜 이유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공격 축구를 보면서 베트남 국민들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돋보였던 자신감과 팀 정신 그리고 유대감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U-23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내내 선수들에게 항상 “실수에 대비하라”고 가르쳤다.

팀 정신은 신뢰와 이타심을 기반으로 하는 신비한 힘이다. 특히 양 팀이 격렬하게 부딪히며 선수 개개인이 모두 중요한 스포츠인 축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료의 잘못을 수정해주어야 함과 동시에, 자신 역시 언제든 동료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축구계에서는 “스타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특정한 선수나 팀의 경기 스타일이 언제나 최고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개인이 늘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어려움과 선수들이 받는 정신적 압박감은 크다. 선수는 누구나 언제든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큰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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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언제든 최선의 결과를 위해 구성원의 배치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Vnexpress)

박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심어주려 했다.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언제나 이를 덮어주고 만회해주는 동료가 있음을 인식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 박 감독은 선수들이 항상 팀원들을 관찰하고 지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중국에서 열린 이번 AFC대회에서 베트남은 강팀들과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원동력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변화는 경기를 지켜본 베트남 축구팬들이 먼저 감지했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대표팀 경기를 관전할 때와는 달리, 초조함과 불안감 대신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것이 소위 ‘박항서 매직’의 실체다. 불안감을 떨치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도록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바꿔놓은 것이다.

베트남 대표팀의 팀 정신은 AFC 대회 내내 빛을 발했다. 수비 실책이 자칫 팀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동료 선수가 순간적으로 가세해 공을 걷어내는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거리낌 없이 서로의 잘못을 고쳐주면서 팀의 전술이해력을 높이면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심리적인 안정감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체력을 아낄 수 있어 결국 강한 팀과도 해볼 만한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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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이해와 벽 없는 소통은 승리를 위한 필수 덕목이다. (스포츠247)

미국의 경영․조직전문가 패트릭 렌시오니는 “팀워크는 신뢰 구축으로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의 불필요성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신뢰란 단순히 실수를 비난하지 않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기회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팀 내에서 실수를 저질러도 괜찮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모두 당신을 믿어주며, 아무도 욕을 하거나 화내지 않는다.

좋은 팀이란 성공과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서로의 잘못을 고쳐주되, 잘못으로 인한 나쁜 결과에 초점을 맞추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스포츠맨’ 마이크 슈셉스키는 “팀워크야말로 팀으로 치르는 스포츠의 미학이다. 당신은 남을 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U-23 대표팀의 축구를 보면서,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며 후회를 남기지 않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우리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팀워크가 형편없다, 끈기가 없다는 딱지가 붙었다. 집단적인 사회체제 아래에서, 국가보조금을 받으며 적당히 사는 것이 미덕이 됐다. 어차피 열심히 일하나 놀면서 일하나 받는 것은 똑같은 환경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동체 의식이 더 희박해졌다. 기숙사 현관이나 집 앞 공동놀이터가 지저분하면 ‘이번 주는 내가 청소 당번이 아니니 나와는 관련 없어’라며 무관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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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대중문화는 일종의 사치가 됐다.(라이트 틴즈)

공연장이나 경기장은 행사가 끝나면 쓰레기장으로 돌변한다. 극장 좌석에 설치된 시설을 떼어 가기도 하고, 직장 내 공동주방에서는 설거지 거리로 가득한 싱크대를 외면하고 남은 차나 커피를 그냥 바닥에 버리기도 한다. 공중화장실에서는 다음에 이용할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자신처럼 생각할 수 없다면 이해심과 이타심은 영원히 멀기만 한 이야기에 그칠 것이다. 또한, 자신을 그저 하나의 개인으로만 여긴다면, 상호신뢰 역시 쌓을 수 없을 것이다.

상호이해와 신뢰는 강한 팀에서 필수불가결한 두 요소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팀 동료가 지지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팀의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많이 접하기 마련이다.

개개인의 자존심이 클수록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은 약할 수밖에 없다. 팀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면 팀의 성과는 그만큼 떨어진다.

한국이나 일본은 헌신적인 팀워크로 유명하다. 이들 국가의 구성원들은 기업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때, 기업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 결국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알고 그렇게 실천해왔기에 큰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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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팀의 활약은 베트남 사회가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됐다. (Xemlike)

U-23 베트남 대표팀은 강팀과 맞대결을 펼치며 사전준비와 상호신뢰의 힘을 보여줬다. 베트남을 강한 나라로 만들고 싶다면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이는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교훈이자 바람일 것이다.

“좋은 선수는 경기에서 이길 것이지만, 팀 정신은 챔피언십에서 승리할 것이다” – 마이클 조던

투안 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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