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탕을 통해 얻은 교훈

어린 시절, 집에서 끓이는 어탕은 내겐 커다란 유혹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규칙이 있었다. 누군가 병이 나면 어탕을 먹을 수 있었다. 물의 고향 장난(江南) 허리(河里)의 붕어탕은 진미 중의 진미라 할 수 있다. 우리 집에는 식구가 많아 설날이 되어야 모두가 어탕을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아플 때 먹을 수 있는 어탕은 크나큰 유혹이었다.

나는 비록 막내였지만, 할머니는 나보다 두 살 위인 형을 더 아끼셨다. 그래서 나는 종종 형이 어탕을 먹는 모습을 보았다. 형이 어탕을 먹을 때는 쓰디쓴 한약을 복용하듯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어탕을 먹는 형의 눈빛은 부러워하는 내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어탕을 먹기 위해서 병에 걸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코감기에 걸리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드디어 어탕을 먹을 만큼 심한 감기에 걸렸다. 할머니는 그토록 맛있게 보이던, 그 향긋하고 따끈한 어탕을 끓이셨다.

어탕 냄새를 맡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맛을 보고서 나는 그만 토하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작은형이 와서 위로한답시고 “네가 정말 먹지 못하겠으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했다.

내용과 관련 없음 (Shutterstock)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어탕 때문에 억지로 병에 걸렸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억지로 일어나 어탕 냄새를 다시 맡았는데,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작은형이 그릇을 싹싹 비우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병원에서 돌아오신 엄마에게 나는 하도 궁금해서 물었다. “어떤 감기에 걸리면 입맛이 없고, 어떤 감기에 걸리면 입맛이 있나요? 작은형은 아팠을 때도 잘 먹고 잘 마셨는데 나는 왜 이리 속이 울렁거리나요?”

엄마는 “네 병의 원인이 좋지 않아서 그래. 풍한증 때문에 위장 장애가 생겼고 두통까지 있으니 입맛이 없는 게 당연하지. 끓인 물을 많이 마시고 푹 자고 나면 좋아질 거야”라고 하셨다.

엄마는 부드럽게 말씀하셨지만 나는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왜 누구는 어탕을 먹고, 누구는 끓인 물을 먹어야 하는가? 어탕이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먹보를 치료하는 건가?

내가 앓고 있는 동안 우리 집의 규칙이 바뀌었음을 알게 됐다. 병이 났을 때만 먹을 수 있었던 어탕이 종종 식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나는 어탕을 먹을 때마다 내가 병이 난 원인을 생각하게 된다. 집착을 버리자 커다란 교훈을 얻은 것이다.

나는 늘, 어머니가 내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지셨다고 생각했다. 병은 억지로 걸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진짜로 걸리면 어탕도 먹을 수 없다는 걸 알려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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